이승만 정부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본에 망명을 요청한 기록이 발견됐다.
이승만 정부가 당시 일본에 ‘6만명 망명 의사’를 타진했고, 일본이 ‘한국인 피난 캠프’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의 일본 측 문서를 KBS가 확인했다.
24일 KBS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일본 야마구치현 다나카 다쓰오 지사는 ‘일본 주민도 배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난색을 표했으나 얼마 후 한국인 5만명을 수용하는 내용의 ‘비상조치 계획서(EMERGANCY MEASURES PLAN)’를 마련했다. 다나카 지사는 이 계획서를 미 군정에 제출하고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이 계획서에 따르면 미 군정과 일본 정부, 그리고 야마구치 현 사이에 한국 피난민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다나카 다쓰오지사의 회고록에 따르면, 한국전쟁 발발 이틀 만에 일본 외무성을 통해 “한국 정부가 6만명 규모의 망명 정권을 세우고 싶어 한다”는 전보를 받았다. 1950년 7월7일 미 군정 비밀문서 기록에 따르면 다나카 지사가 영문으로 된 ‘비상조치 계획’이란 보고서를 통해 구체적인 피난민 캠프 조성 계획을 세웠다.
문서에 따르면 다나카 지사는 야마구치 현 4개 지역에 1곳당 200명을 수용하는 250개의 임시 건물을 설치해 5만명을 수용하겠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서는 일본어와 영어로 쓰여 일본 정부와 미 군정에 각각 보내졌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정부가 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며 국민들에게 ‘곧 북한군을 격퇴할 테니, 피난 가지 말고 안심하라’고 홍보를 한 것과 일본의 대응은 대조적이다. 일본에선 지방 정부인 야마구치현도 한반도 정세를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일본인을 특별 채용하고, 한국전쟁 발발 이틀 전엔 “북한이 남침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국이 공산주의 세력의 1차 저지선으로, 한국 방어가 동북아 질서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었다. 이 정보는 일본 총리와 내각 관료들에게 수시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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